“이제는 AI 내부에서 새는 정보까지 막아야 할 때”
AI의 진화, 보안의 위협이 되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이 업무 현장에 도입되면서 우리는 놀라운 자동화, 생산성 향상, 고객 응대의 혁신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놀라움 이면에는 보안상 심각한 허점이 숨어 있습니다.
특히 최근 문제로 떠오른 것이, LLM 내부에 입력된 개인정보가 어떻게든 재노출되거나 의도치 않게 저장·학습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이슈는 단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재설계를 요구합니다.
개인정보 유출, 왜 LLM에서 더 위험한가?
1. AI는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정말일까?
많은 LLM 서비스 제공자들은 “AI는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 입력 정보가 시스템에 남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프롬프트 데이터를 개발자가 수집·검토하여 튜닝에 사용하는 경우
– 출력 응답 테스트 중 민감정보가 캐시 또는 로그에 남는 경우
– 미숙한 사용자 또는 개발자의 실수로 학습 데이터에 개인정보 포함
예를 들어, 고객이 상담용 AI에게 “저희 어머니의 주민번호는 800101-1234567이에요”라고 입력했을 경우, 해당 문장이 서버 로그나 내부 튜닝 데이터에 그대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
💬 실제 문제 사례
2023년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이 내부 기밀 정보를 ChatGPT에 입력했다가 해당 데이터가 OpenAI 서버에 저장되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 코리아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이 ChatGPT 사용 중 기밀 정보를 입력했고, 사용 허용 이후 불과 20일 만에 총 3건의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례는 LLM기반 AI 도구 사용 시 기밀 정보와 개인정보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며, 기업이 AI 도입에 앞서 보안 체계부터 강화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2. 무심코 입력한 정보, 어떻게 제3자에게 노출될 수 있나?
LLM은 특정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더라도, 프롬프트나 로그에서 수집된 정보가 후속 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의도치 않은 정보 유출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예시
한 직원이 테스트용으로 “우리 고객 김민수 님의 카드번호는 1234-5678-9012-3456”을 입력
→ 해당 문장이 QA 로그에 저장
→ 이 문장을 바탕으로 다른 고객 응대 시 유사한 카드번호가 자동 제안되는 현상 발생
이처럼 정보 유출은 의도하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으며, 기술보다는 관리 체계 부재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전통적 보안으로는 막기 어려운가?
기존의 보안 시스템은 주로 네트워크, 저장소, 접근제어 중심입니다.
하지만 LLM은 다음과 같은 특수한 특성을 가집니다.
요소 | 전통 보안 체계 | LLM 환경의 특성 |
데이터 흐름 | 명확한 송수신 경로 | AI 내부에서 재가공, 비정형 처리 |
정보 저장 방식 | DB 중심 저장·암호화 | 응답 튜닝에 따른 비의도적 저장 가능성 |
권한 관리 | 사용자 단위 접근 통제 | 프롬프트, 모델 응답 등 흐름이 불분명 |
즉, LLM은 ‘정보가 지나가는 경로’가 명확하지 않아, 탐지와 제어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실제 유출 메커니즘 예시
예시 1
사용자가 “김철수 고객의 전화번호는 010-1234-5678입니다”라고 입력
→ 모델 학습 과정에 로그 저장
→ 향후 다른 사용자가 유사한 질문을 입력했을 때,
“고객 연락처는 010-1234-5678입니다”라는 응답 생성
예시 2
개발자가 디버깅을 위해 모든 입력 프롬프트를 저장하도록 설정
→ 로그파일이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내부망에 존재
→ 해커 침입 시 프라이버시 대량 유출
LLM 특화 보안 체계, 왜 지금 필요할까?
기존 보안 체계와 달리, LLM 환경에서는 다음과 같은 특화 보호 조치가 필요합니다.
✔️ 실시간 입력 필터링
→ 주민번호, 전화번호 등 자동 탐지 후 블러 처리
✔️ 프롬프트/응답 로그에 대한 별도 보안 정책 적용
→ 민감정보 포함 가능성이 있는 로그는 별도 암호화/삭제 주기 설정
✔️ 튜닝/학습용 데이터셋에 대한 정기 점검
→ 비식별화 도구를 통한 사전 클렌징 필수
✔️ AI 프롬프트 보안 가이드 수립 및 사내 교육
→ “어떤 데이터를 AI에 입력해선 안 되는가”에 대한 가이드라인
LLM 보안 대응 고려 관점
1. ‘모델’이 아니라 ‘입력 환경’부터 관리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AI 보안이라고 하면 모델 자체의 공격 방어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더 많은 사고는 입력 프롬프트나 테스트 로그, 개발자의 무의식적 행동에서 발생합니다. 즉, “입력이 보안이다”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2. AI는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므로, 기존 보안 체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존 보안 솔루션은 정형화된 시스템 로그, 접근 통제, 파일 암호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LLM은 말 그대로 “언어”를 통해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처리합니다. 이로 인해 비정형 데이터 흐름에 대한 가시성 확보와 민감정보 식별 기술이 핵심이 됩니다.
📌 시사점 : 정형화된 보안 솔루션만으로는 AI 환경을 커버할 수 없습니다. LLM 특화 보호 시스템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3. 사람의 실수가 사고를 만든다는 점을 간과하지 마세요.
앞서 살펴본 삼성전자 사례도 결국은 “사람”이 모델에게 기밀정보를 입력했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교육의 문제이자, 문화의 문제입니다. “AI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은 말하면 안 되는가?”에 대한 조직 차원의 명확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 시사점 : 프롬프트 보안 교육 및 내부 가이드라인은 기술만큼 중요한 리스크 관리 전략입니다.
4. 민감정보가 유출되지 않아도, 유출 가능성 자체가 리스크로 간주됩니다.
감독기관의 시선은 이제 “실제로 유출되었느냐”가 아니라 “유출 가능성을 차단했느냐”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AI 보안도 사후 대응보다 사전 차단 시스템 중심의 설계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기업이 지금 바로 해야 할 것
✅ 자사에 도입된 LLM/챗봇 시스템의 입력 경로를 분석하세요.
✅ 사용자 또는 직원이 실수로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도록 프롬프트 교육이 필요합니다.
✅ LLM과 연결된 모든 로그 시스템에 대해 “어디까지 저장되고 있는가”를 점검하세요.
✅ 보안팀이 아닌, AI 개발팀과 공동으로 보안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다음 예고
LLM이 기업 시스템에 자리잡는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문제는 그 속도만큼 보안 인식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외부 침입”을 막는 시대가 아니라, “내부 알고리즘이 민감정보를 어떻게 기억하고 처리하는가”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음 편 “실수로 입력한 개인정보, 어떻게 유출될까?”에서는 고객 상담 중 민감정보 입력 사례와 내부자 실수 통한 데이터 누수 경로 등 실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아래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 및 재구성하였습니다.
해당 내용의 해석은 보안 정책 적용 사례 및 공개 문헌 기준에 따라 작성자의 판단을 반영하여 정리하였습니다.
OpenAI 개인정보 처리방침 (EN)
삼성전자 ChatGPT 기밀 유출 사례 – 이코노미스트코리아 보도
NIST AI RMF 공식 사이트 (EN)